자연과 식물들

나폴리 나이트 페페 키우기ㅣ우리 집 나폴리는 잎이 살살 녹아요ㅣ결국은 수경재배가 답이다

피다 2021. 5. 31. 13:48

작년 가을쯤 겨울을 날 수 있는 월동 식물들을 사러 홍광농원에 갔다가
너무 이쁜 은빛의 아이가 있길래 예정에도 없게 데려오게 된 
나폴리 나이트 페페로미아


잎 전체가 펄감 없는 잔잔한 은빛으로 빛나는 모습을 보고 호미랑 나랑 둘 다 한 눈에 반해 버렸다.
페페키우기 난이도는 낮다는 말이 문득 떠올라서 망설임 없이 우리 집으로 데려오게 되었다.
이 페페로미아는 네덜란드 smit사에서 개량한 품종이라고 한다.
이 아이는 무단 배포 금지 저작권이 걸려 있는 품종이라 잎꽃이 해서 개인이 개인에게 판매가 금지되어있다.




나폴리 나이트 페페로미아 키우기


-반음지or반양지에서 잘 자란다
-(햇볕을 너무 많이 보면 특유의 은빛이 죽는다)
-적정 온도는 21도~25도
-(겨울철에는 18도 이상)
-통풍이 중요한 식물이라 바람이 잘 드는 곳에 둔다
-윗물관수가 아닌 저면관수를 해줘야한다
-공중 분무를 자주 해줘도 좋다


 


나폴리나이트 특유의 은빛이 더욱 돋보일 비슷한 톤의 토분도 사서 분갈이를 해주었다.
그리고 이 아이는 볕을 많이 보면 은빛 색감이 죽는다고 하길래 오전에 해가 잠깐 반짝 드는 반음지에 자리를 잡아주었다.


페페 중에서도 유난히 이 나폴리 나이트는 과습에 취약해 상토 100퍼로 하면 안된다기에 바크가 조금 섞인 분갈이 흙으로 갈아주었다.
윗물관수는 초록별행 고속 티켓이라길래 상태를 봐가며 토분이 매우 가벼워질때쯤 저면관수를 해주는 방식으로 보살피고 있었는데,,, 
얘가 하루가 다르게 살살 녹더니 종국에는 손만 대도 스르르 잎을 스스로 내어주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럴 때 마다 식집사는 패닉에 빠집니다 따흐흑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하루에 이런 잎들이 두개, 세개도 넘게 살살 녹아서 떨어진다...



그렇다고 새잎을 안내주는것도 아니고, 나름 열심히 새 잎도 올려보내주는데, 꽃대는 이미 다 죽어버렸고 남은 잎 마저도 거의 절반은 녹아서 사라졌다.

인터넷을 떠돌며 이리 저리 이유를 찾아봐도 딱히 정확한 답변은 없었고, 그냥 분갈이 할 때 배수가 잘 안되게 심겨서 (ㅠㅠ결국 내 탓) 과습이 온 게 아닐까 하고 막연히 생각 하던 중 가장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찾았다.



 

 


그렇다고 한다...
어쨌든 내 페페도 과습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을 것 같아서 애가 좀 기운 차리면 다시 분갈이를 해 줘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손만 가져다 대도 살살 녹기 때문에...





(+)
이후 수경 재배 후기

 


결국,,, 그녀는 갔습니다

자리를 옮겨서 며칠 보내봐도 더 나아질 기미는 안보이고
분갈이에 문제가 있었나 싶어서 화분을 다시 뒤집어 봤는데도
딱히 문제는 없어보이고, 배수도 아주 잘 되는 상황이였다.

그리고 과습이 문제일까봐 지난 겨울 이후로는 근 4개월간 바짝 말려서 키우듯이 대해줬는데도

맥을 못추고 픽픽 쓰러져갔다 따흐흐흑...

흙이 문제인가 무엇이 문제인가 도대체,,,
너무 예민한데 내가 너무 무덤덤하게 대했나 싶어서
한동안은 습도계과 가습기를 칼같이 지켜가며 온도 습도도 맞춰주고
자리도 옮겨봤는데 도저히 기운을 못차리기에
안되겠다 나도 몰라 하는 마음으로 그냥 물에 담궈버렸다


페페는 으레 수경재배로 키운다는 글을 몇몇개 봤기에
그냥 이마저도 안되면 나랑은 연이 아닌가보다 하는 마음으로
자라고 싶으면 자라거라,, 하는 마음으로 간장종지 같은 볼에 담궈뒀다
그랬더니 얘가 점점 힘을 더 내더니
결국 새잎을 내줬다!

예전보다 잎과 줄기에 힘도 더 생긴 것 같고
결국 수경재배가 답이였던건가,,,

(처참하게 보이지만 이게 많이 나아진거에요...)

며칠 두니 작은 새 잎이 뿅 하고 났다!

일단은 조금 더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간장종지 생활은 청산하고 집에 남는 플라스틱 통에 
수경재배 전용 영양제 한 방울 타서 지켜보고 있다

오히려 이게 더 잘 크는 것 같기도 하고
무튼 지금 이렇게 지낸 지 2주를 넘어가고 있는데
점점 더 튼튼해져 가는 걸 보니 아 아이는 수경재배로 키워야 할지도 모르겠다
정말 식물에는 답이 없는 것 같고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하는것같다

 

 

그 새 잎을 많이 내줬다 기특한넘,,,

식물을 키우면서 알게 된 말 중에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다. 

식물에게 있어서 며칠에 한 번, 한달에 몇 번과 같은 시간들은 식물들에게 결코 정확한 시간과 좋은 타이밍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나의 시간과 식물의 시간은 같이 흘러가지 않는다.
식물은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시면 된다.

식물을 잘 키우고 싶다면 자연과 같아지라고 했다.
자연이 하는 것 처럼, 땅이 마르면 물을 내리고 하늘에서 비가 천천히 내려 모든 땅을 적시는 것과 같이 대지를 적셔야 한다.

그래 내가 다시 더 잘 해볼게... 우리 다시 같이 잘 해보자!🪴